1990년 11월 14일 취리히 공항을 향하던 DC-9기가 본래의 경로보다 천 피트 이상이나 저공을 비행하다 공항에서 10 km 떨어진 언덕에 추락해 승무원과 승객 46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 사고기에 탑재된 무선 수신 장치가 고장났는데, 해당 장치가 구형이었던 탓에 신호가 끊겨도 경고를 발신하지 않았고, 회로가 고장나면 글라이드 슬로프가 중앙(정상 고도)을 표시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심지어 무선 장치 고장으로 GPWS도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장은 한참 저공을 비행하고 있었는데도 정상 고도를 비행하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말았다. 부조종사가 사고 직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고 어라운드를 외쳤으나 경험이 적은 부조종사가 못 미더웠던 기장이 그것을 저지하여 사고를 회피할 마지막 기회를 놓쳤고 그대로 지면에 충돌하였다. 사고기에는 정상 고도를 표시했을 독립된 고도계가 있었으나 기장은 눈치채지 못했는데, 방송에서는 해당 고도계가 바늘이 숫자를 가리는 형식의 읽기 어려운 고도계였던 것이 이유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또한 사고 당시 야간이어서 가시거리가 짧았던 것도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당시 취리히 공항에는 최저 안전 고도 경보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참고로 무선 장치가 고장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