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8월 동대문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에서 시작된다. 37살의 이성순 씨는 후배 ‘이회장’을 만나기 위해 동대문으로 향했다. 약속장소인 ‘이회장’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도끼, 쇠갈고리 등을 든 20여 명의 남성들이 이 씨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비좁은 사무실에서 벌어진 갑작스러운 난투극, 이 싸움에서 우세를 잡은 쪽은 놀랍게도 이 씨였다. 그의 정체는 바로 조선 최고의 주먹 ‘시라소니’! ‘시라소니 린치 사건’으로 불리게 된 이 날의 집단 폭행은 한국 주먹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1대1로 승부를 겨루던 ‘낭만주먹’ 시대를 끝장내고, 잔혹한 집단 폭행의 시대, 이른바 ‘깡패시대’의 서막을 연 주인공은 바로 ‘이회장’이었다. ‘이회장’의 이름은 이정재. 그는 명석한 두뇌를 앞세워 세력을 확장해가며 동대문파의 수장이 되었다. 그리고, 주먹계를 넘어 ‘권력자’가 되고 싶었던 이정재는 정치인과 손을 잡고 ‘권력의 개’가 되기로 결심한다. 대한민국 정치사를 피로 물들인 ‘정치깡패’의 탄생이었다. 협박과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치계를 휘젓던 그는 심지어 주먹계 큰형님이자 국회의원인 김두한에게까지 권총을 들이대며 위협을 가하는데....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그날’의 이야기, 주먹과 정치의 추악한 콜라보 ‘정치깡패’ 이정재의 탐욕이 불러온 결말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