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슈트 차림의 남자가 분홍빛 모형 뇌를 두드린다. 주름을 더듬으며 열창하는 그는 80년대를 풍미한 락 밴드 토킹헤즈의 보컬이었던 데이비드 번. 그의 시선은 각종 음악적 장치를 동원해 정부, 텔레비전, 인종차별, 민주주의로 뻗어간다. 번은 단상인 듯 수필처럼, 논설인 듯 주술처럼 노랫말을 쏟아내며 변화 가능성을 긍정한다. 뮤지컬, 콘서트, 때로 스탠드업 코미디로도 보이는 이 작품은 세계의 안녕과 우리의 연결을 염원하는 노년 예술가의 한바탕 굿처럼 느껴지기도.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펼쳐진 동명의 공연실황을 스파이크 리 감독이 카메라에 담았다. (2021년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남선우)